자각증상이 거의 없어 ‘침묵의살인자’라고 불리는 고혈압.
혈관과 장기에 부담을 주는 고혈압은 심장질환, 뇌졸중, 신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 만성질환인데요. 때문에 고혈압약을 복용하고 계시다는 것은 적어도 그에 따른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다만 고혈압약을 복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몇 가지 신체적 불편함이 신경이 쓰이는데요. 그 중 하나가 바로 ‘어지러움’입니다.
고혈압약 어지러움의 원인
고혈압압 복용 후 느껴지는 어지러움은 약의 종류나 작용 방식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혈압 강하에 의한 뇌혈류 감소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혈압 조절과 뇌혈류와의 관계
인체는 일정한 혈압 범위 내에서 뇌혈류를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자율조절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능은 혈압이 너무 급격히 낮아지면 작동이 불안정해지는데요. 이 과정에서 뇌 가는 혈류량이 부족해지면서 어지러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2. 약물에 의한 혈압 저하
기본적으로 고혈압약은 혈압을 낮추는 걸 목표로 합니다. 이때 혈압이 정상보다 너무 낮아지거나 기존의 높은 혈압에 적응된 신체가 갑작스럽게 낮은 혈압을 경험하게 되면 어지러움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고령자나 자율신경 기능이 저하된 분들에게 흔하게 나타납니다.
이뇨제 : 체내 수분과 나트륨을 배출하여 혈압을 낮추는데 탈수로 인한 혈액량이 감소하면 어지러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칼슘채널 차단제(CCB) : 혈관을 확장시켜 혈압을 낮추는데 갑작스러운 말초 혈관 확장은 혈압을 급격히 낮춰 어지럼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베타차단제 : 심박수를 줄여 혈압을 낮추는데 심박수 감소로 심박출량이 감소하면 뇌혈류 감소로 이어져 어지러울 수 있습니다.
ACE 억제제 : 혈관 수축물질을 억제해서 혈관을 이완시키는데 이 또한 혈압 급강하의 원인으로 작용해 어지러움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3. 기립성 저혈압
누워있거나 앉아있다가 갑자기 일어날 때. 이 경우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뇌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줄어들면서 어지럼증을 일으키는데요. 특히 이뇨제, 알파차단제, 안지오텐신전환효소(ACE 억제제) 계열의 고혈압약을 복용하고 있는 분들에게 잘 나타납니다.
4. 약물복용에 따른 심박수 저하
일부 고혈압약은 심박수 자체를 떨어뜨리는데요. 이로 인해 심장에서 뇌로 보내는 혈류량 자체가 줄어들며 어지럼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고혈압 어지러움의 한의학적 관점
한의학에서는 어지러움의 이유를 여러 관점에서 살피고 있습니다. 몇 가지 원인들을 요약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간양상항(肝陽上亢) - 간의 기운이 위로 치솟아 머리로 몰리게 되면 어지럼증과 더불어 두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음허양항(陰虛陽亢) - 체내의 진액이 부족해져 양기를 억제하지 못해 발생하는데 이는 주로 노인성 고혈압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담탁중조(痰濁中阻) - 체내에 쌓인 담과 습기가 맑은 기운이 머리로 올라가는 방해해 두통과 어지러움을 일으킵니다.
√기혈양허(氣血兩虛) - 에너지와 혈액이 부족한 형태로, 뇌로의 혈액 공급이 원활하게 않게 되면서 어지럼증과 두통을 일으킵니다.
즉, 위와 같은 장부 간의 불균형이나 기혈순환 장애가 고혈압으로 이어져 결국 어지럼증으로 이어진다고 보는 것입니다. 치료 또한 이러한 부분을 염두에 두고 진행을 하게 되죠.
고혈압, 초기 진단 어려운 만큼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고혈압은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초기에 인지하고 관리하기가 쉽지 않은 질환입니다. 알아차리기 힘든 이유는 혈압이 서서히 오르면서 몸이 적응해버리기 때문인데요. 때문에 고혈압을 알아차렸을 때는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같은 합병증이 발생한 이후가 경우가 적지 않죠.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혈압 측정이 무척 중요합니다. 정기적인 검사와 자가 측정을 통해 본인의 혈압 상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 잊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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